그 어떤 악역도, 아픈 이야기도 없는 따뜻한 영화를 보고 싶을 때가 있다.
아주 가끔은 심오한 메세지를 던지는 세상의 이야기를 무시하고, 백색 소음만 가득한 자극 없는 곳에 가고 싶은 기분이 드는 것처럼.
<바닷마을 다이어리>는 나에게 그런 영화다. 백색 소음 같이 편안하고 따뜻한 영화.
조그마한 바닷가 마을 카마쿠라에 살고 있는 첫째 ‘사치’, 둘째 ‘요시노’, 셋째 ‘치카’는
15년 전 다른 여자와 바람이 난 채 집을 떠난 아버지의 부고를 듣고 장례식장을 찾아간다.
그곳에서 만난 이복 여동생 '스즈'는 속이 참 깊고 어른스럽다.
첫째 '사치'는 처음 만난 '스즈'에게 마음이 쓰이고, 넷이 함께 살자고 제안한다.
아마도 '사치'는 '스즈'에게서 자신의 어린 시절을 보았던 것 같다.
자신의 존재만으로 타인에게 상처를 준다고 생각하며 살아온 '스즈'가
작은 바닷마을에서 새언니들과 함께 하루하루를 살아가며 진짜 가족이 되어가는 이야기.
이 영화에는 장치처럼 사용된 '갈등을 위한' 갈등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.
필요하지 않다고 이야기하는 영화이다.
각자의 담담한 삶과 선택, 고민을 함께 나누며 느릿느릿 걸어가는 나의 가족. 우리 집.
"여기가 네 집이야. 언제까지나."
"응. 여기 있고 싶어. 언제까지나.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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